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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누가뭐래도 대한민국 경제의 핵심은 부동산에 달려 있습니다.

저자 선대인은 오래전부터 "과거의 부동산 신화는 이미 끝났다"고 강조해왔는데, 이 책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이 발간되던 2014년 무렵은 부동산시장이 대세하락기에 접어들었고 정부에서는 부동산시장의 경착륙을 막기 위해 각종 부양책들을 쏟아내던 시기였습니다.

그 유명한 '빚내서 집사라'는 정책이 바로 이때 나왔습니다.

그는 부동산시장은 이미 '연착륙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단정짓고 정부와 건설업계 그리고 금융권이 맞게될 위기들을 예견하면서 대한민국 전체가 거대한 빚더미에 발목 잡힌 형국을 앞으로 5년 안에 끝낼것인지, 향후 20년 더 끌고갈 것인지를 묻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계별로 다른 7가지의 구체적인 상황별 대응법과 부동산시장이 전월세와 임대주택으로 재편된다고도 예견하고 있습니다.


저자소개

선대인은 동아일보와 포털 다음에서 기자를 했고, 하버드에서 공공정책석사를 마쳤고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시 정책자문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정책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유튜브방송 '선대인TV'를 운영중입니다.

정부나 사기업의 후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일부 전문가들이 이해관계에 얽힌 왜곡된 정보들을 내놓는데 비해, 선대인은 비교적 이런것들로부터 오염되지 않은 부동산정보들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습니다.


주요내용 요약

저자는 서문에서 "자연에도 치유력이 있듯이 부동산도 치유력이 있다. 치유과정에서 생기는 과도한 충격은 막아야하지만 치유과정을 막으면 더욱 위험해진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제가 이전 포스팅<https://budongsanissue.tistory.com/11>에서 떨어지는 것은 충분히 떨어져야반등의 시기가 올 수 있고 '1.3대책'은 결국은 부동산시장의 하락기만 더 늘릴 뿐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주장과 일맥상통합니다.

정확히 10년 만에 부동산 시장은 그가 이 책을 발간하던 때와 똑같은 상황으로 되돌아갔습니다. 부동산 10년 주기설에 단 1년도 비껴가지 않고 들어맞는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우리는 그가 막연히 예측했던 '앞으로의 10년'을 이미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그가 얼마나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했는지를 마치 채점하는 자세로 이 책을 읽어볼 수 있다는게 재미를 더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선대인의 예측중 절반은 맞았다고 봅니다. 나머지 50%는 틀렸다기 보다는 아직 진행중이기 때문에 맞았는지를 논할 단계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50%만 맞추는 예언자라면 왠만한 점쟁이보다 못한 실력입니다.

그런데 나머지 50%의 내용이 무엇인지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는 책의 목차 중 일부입니다. 10년 후의 주택시장을 예측한 챕터인데, 어떻게 보이나요? 대부분 이행과정에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의 예측이 틀렸다고 말할 단계가 아닌 이유입니다.

12장 10년 후 주택시장에서 펼쳐질 10대 현상
1. 전세는 사라지고 월세는 증가한다
2. 부동산, 투자가 아닌 사용 중심으로
3. 신축주택이냐 노후주택이냐가 가격 결정
4. 아파트 시대 저물고 다유형 소량생산 시대로
5. 중대형 수요는 급격히 줄 것이다
6. 집이 남아도는 시대가 온다
7. 거품이 꺼지면, 부동산에도 품질이 중요해진다
8. 선분양제가 사라진다
9. 자비 리모델링 급증과 공동화되는 외곽 신도시
10. 대규모 개발사업 추진이 어려워진다

그는 일관되게 아래와 같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른 서적이나 기타 다른 매체에서 주장하는 핵심 내용이기도 합니다.

- 노령화, 핵가족화, 주택공급포화로 집값하락은 피할수 없다.
- 부양책에만 기대어 시장을 관리하면 일본처럼 경착륙한다.
- 그럼에도 그런 정책들은 기득권층과 정부의 결탁으로 계속된다
- 폭탄은 커지니 보유한 집을 팔아라.

일면 염세적인 이상주의자의 주장처럼 들리는 부분도 있고, 정부의 부동산정책들을 비판할 때는 다소 과격한 선동주의자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가 노무현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다소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고, 문재인 정부에서 정책자문관을 했었다는 이유 때문에 이유없는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 역시 그의 지나친 비관론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경착륙의 본보기로 일본의 예를 들고 있지만, 일본의 부동산시장이라고 기회가 없어진 것도 아니고, 파리나 런던 뉴욕의 집값을 보면 서울은 비싸지 않다고 보는 견해도 많이 있습니다. 위태롭기는 해도 우리의 실질소득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니 부동산에 그 정도의 가격상승은 반영할 여지가 있다고도 보여집니다. 물론, 현재의 미친(?) 부동산가격이 조정된 이후의 얘기입니다.

어쨌거나 정치적인 선입감을 걷어내고 그가 주장하는 바를 한 번 쯤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과거의 그가 현재의 우리에게 던지는 조언들

저는 이 책을 2016년에 읽었는데, 당시의 부동산 시장은 굉장히 상황이 심각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부산에서 현금 3억을 들고 올라와서 몇일만에 경기지역의 아파트 8채를 계약하는 것>을 보기도 했습니다. 전세임차인을 자신의 수익을 위한 레버리지로 이용하는 '갭투자'인데... 높은 전세가격 때문에 가능한 투자방식입니다.

요즘 뉴스에서 많이 나오는 <빌라왕>도 결국엔 높은 전세가와 전세대출 때문에 가능한 짓들이었습니다. 저는 이것을 투자라고 보지 않습니다.

14장에서는 <부동산 대세하락기에 가져야 할 10가지 자세>에 대해서도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10년의 갭이 느껴지지 않는 조언들입니다. 이제 막 부동산 침체기를 맞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보여집니다.

1. 무주택자라면 조급해하지 마라
2. 집으로 돈 버는 시기는 지났다.
3. 전세 대신 집 사라는 ‘토끼몰이’에 당하지 마라
4. 가계부채가 일정하게 해소된 뒤 움직여라
5. 환금 가능성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
6. 사회경제적 변화를 반드시 이해하라
7. 내 부동산,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보유여부 결정하라
8. 시세 착시현상에서 벗어나라
9. 집값 상승기 때의 상식을 버려라
10. 지방 거주자들은 수도권의 흐름을 주시하라

다른 장에서는 <바람직한 정책>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지만, 이부분은 우리가 어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생략하고 이쯤에서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