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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이 집값의 바닥일까 (하편)

※ 상편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모든 정책이 의도한대로 작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연히 부동산 정책에도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있고, 시장이 정책과는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역작용을 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지난 정부의 부동산 정책들도 대부분 시장에서 의도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오히려 정 반대의 결과들만 불러왔다는 점에서 실패한 정책들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 과반수 이상이 그렇게 공감했습니다.

 

시장이 정책을 이긴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5년짜리 정권과 시장과의 싸움은 애초부터 승산이 없습니다. <이제는 집으로 돈 버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호기롭게 시작했던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제도는 불과 2년도 안되어 폐지됐고, 종부세는 완화됐습니다.

 

1.3부동산정책(이하, 1.3대책), 풀어주면 사겠지…

다주택자들에게는 주택을 정리하도록 퇴로를 열어주고, 무주택자가 그 물량을 받아주거나 완화된 대출을 끼고 분양을 받으라는 것이 1.3대책의 요지입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었다고 갑자기 시장이 정책에 순응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 물량이 나올까요? 힘들게 지켜낸 알토란 같은 주택들을 지금 시세로 처분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많은 전문가들은 더 급해지면 한시적 양도세 비과세 같은 정책들이 추가로 나올것이라는 예상도 합니다. 시간은 항상 느긋하게 버티는 그들의 편이었습니다.

 

시간은 매수자의 편이기도 합니다. 대출 더 해준다고 지금 금리로 주택을 매수할 사람들은 또 얼마나 될까요? 더 급해지면 정부에서는 주택구매에 소요되는 금리를 추가로 인하해 주지 않을까요? 버텨서 나쁠건 없어보입니다. 최소한 더 떨어졌을때 들어가면 되니까요.

 

대출이 필요 없는 현금 부자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집없는 현금부자는 없습니다. 이들에게 주택은 철저한 투자상품에 불과한데, 지금의 부동산 시장에 현금을 묻어둘 사람은 또 얼마나 되겠습니까? 

 

가뜩이나 움츠러든 시장에 '조금만 더 버티면 더 좋은 소식'이 올거라는 신호처럼 들립니다. 1.3대책의 역작용이 염려되는 이유입니다.

 

지난 정권에서 집값을 잡으려고 온갖 규제 정책들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시장 참여자들 모두 정책보다는 ‘규제는 조만간 풀린다’는 경험적 사실을 더 신뢰했기 때문입니다.

 

길어야 5년인데, 그정도면 누구라도 버틸만합니다. 만일, 버텨야 하는 시간이 10년~15년 또는 정권과 관계없이 일관된 부동산 정책을 시행한다면, 그때도 시장이 정책을 이길 수 있을까요?

 

1.3대책은 정부가 시장에 보내는 항복문서입니다. 그럴수 밖에 없었던 맥락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시장에 또 하나의 나쁜 선례를 남기는것 같아서 매우 아쉽습니다.

 

됐고! 바닥이나 찾아보자

어쨌거나 하락장에서 바닥의 신호는 몇가지 지수들을 통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 포스팅 ‘무주택자를 위한 전략’ 에서 <미분양 물량이 10만호 정도 쌓였을때> 가격이 <고점대비 30% 정도 빠졌을때> 그리고 <거래량이 다시 증가할때> 그때가 주택가격의 바닥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중 고점대비 30%라는 숫자는, 

우리나라 가계의 평균소득이나 자산 등을 고려했을때, 주택 가격이 그정도 떨어져야만 대출원리금 상환부담이 주택구입을 결심할 정도로 낮아진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근거한 값입니다.

 

참고로, 현재의 가격을 기준으로 한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율은 일반 가계에서 감내하기 어려운 정도입니다. 그래서 현재로써는 주택구매에 나설 사람이 많지 않다고 보는 것입니다.

 

흥미로운건 대부분의 아파트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고점에서 25%~30% 정도 떨어뜨려보면 2019년 코로나 이전의 가격이 됩니다.

 

따라서, 복잡한 계산에 자신없거나 이런 저런 자료 찾는게 귀찮다면, 일단 매수하고 싶은 아파트를 설정한 후 해당 아파트의 2019년 중반에 형성되었던 평균가격을 조사해보면 그것이 대략적인 바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 지엽적인 호재나, 개별적인 가격에 영향을 주는 특별한 사정들은 논외로 합니다)

 

다만, 이전에도 말했듯이 가격만큼 중요한게 <거래량>입니다.

 

가격이 충분히 빠졌어도 거래량이 거의 없다면 아직은 불황의 시작에 있다는 신호입니다. 거기서 더 빠지거나 회복되더라도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섣불리 들어가면 긴 고통을 감내해야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가격이 충분히 빠졌거나 조금 더 빠지고 있는데도 거래량이 늘어난다면 매매가 활성화되는 신호입니다. 그런 곳은 조만간 반등할 가능성이 큰 곳입니다.

 

따라서, 목표를 정하고 가격변동과 거래량을 꾸준히 조회하는 노력을 지속한다면 이런 시기에도 바닥을 잡을 수 있을것입니다.

 


<참고>

거래량 조회는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접속하면 누구라도 아파트 거래량 뿐만 아니라 실거래가격을 단지별로 조회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