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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이 집값의 바닥일까 (상편)

한국부동산원의 통계지표를 보면 2022년 11월까지 18.86%가 하락했는데, 이는 통계치가 작성된 시작로 최대의 낙폭입니다.

 

그럼에도 냉각된 매매와 전세시장 뿐만 아니라 분양시장을 보면 회복하기에는 아직까지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에서 서둘러 발표했던 1.3부동산정책(또는 1.3대책)에도 불구하고 국내 최대의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의 계약를이 70%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요즘 같은 시기에 이정도면 성공이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단지가 30% 넘게 미분양 된것은 사실 굉장히 놀라운 일입니다.

 

그만큼 시장이 좋지 않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인데, 1년 전에 분양했다면 100% 분양되었을것입니다.

 

과거의 사례들과 비교하자

부동산경기를 평가할때 우리는 현재시점의 체감경기나 일부 언론의 자극적인 기사제목만 보면서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을 정확히 보려면 과거의 사례들과 비교하면서 흐름을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둔촌주공의 분양률이 70%라고 가정할 때 이것을 보는 시각은 다양할수 있습니다.

 

1. 그정도면 선방했네 --> 부동산경기 희망이 보이네

2. 미분양이네 --> 둔촌이 저정도면 부동산경기 최악이네

3. 예측대비 30% 빠졌네 --> 지난해보다 30% 정도 악화됐네

 

근거 없는 낙관도 위험하지만, 과도한 비관으로 시장을 떠나도 안됩니다. 그렇게 시장을 떠나고 관심을 끊으면 몇 년 후 또다시 근거 없는 몇가지의 긍정신호에 무모한 투자를 하면서 돌아오게 됩니다.

 

위 3번의 객관적인 시점을 견지하면서 그외의 나머지 지수들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위 사례는 지난해보다 30% 정도 악화된 하나의 신호로만 참고하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건설사의 입장에서는 초기분양 70% 정도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정부에서 대부분의 규제를 풀어준 상태에서의 결과임을 고려하면 사실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집값의 바닥이 보인다", "‘줍줍’의 기회가 엿보인다"는 식의 기사를 쓰고 있지만, 다분이 불순한 의도가 엿보입니다.

건설사가 최대의 광고주란 점을 고려하면 그런 언론사만 나무랄수도 없는 일입니다.

 

미분양아파트의 증가, 신규아파트가 팔리지 않는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언론들은 정부의 ‘공급 부족이 근본적인 문제다. 해결책은 공급 확대가 유일하다’는 기사들을 쏟아냈습니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후보 뿐만 아니라, 많은 정치인들도 그랬고 유권자들은 그들에게 표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미분양 아파트가 우리 부동산 시장의 뇌관이 된 상황입니다.

 

현재 미분양은 6만호 정도인데, 전문가들은 이 물량이 올해말에는 10만호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과거의 데이터로 볼 때 10만호 정도 미분양이 쌓이면 그때가 부동산의 바닥이라고 기술했었지만, 문제는 증가속도입니다.

 

지난해의 미분양 물량은 1만~2만호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1년새 벌써 3배가 증가했고, 올해 말이면 5배가 된다는 뜻입니다. 유래없는 증가속도입니다.

 

추락하는 전세가격, 전세입자 찾기가 힘들다

전세가가 몇억씩 빠졌다는 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전세가 역시 하락 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게다가 2023년에는 더 빠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세가 하락의 근본 원인은 입주물량의 증가 때문입니다. 2023년에만 수도권에 18만호 이상 입주가 시작되지만 정작 임차수요는 그에 따르지 못합니다.

 

‘강남불패’의 신화를 뒷바침해줬던 강남의 전세가격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2024년까지 강남4구에만 2만세대 이상의 입주물량이 쏟아져나오는데, 10억 이상 전세를 주고 들어갈 임차인은 그리 많지 않을것 같습니다.

 

지난 20년간 강남의 전세 가격이 떨어졌던 사례는 단 2차례 밖에 없었습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강력한 규제정책을 발표했던 2004년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 다음이 올해입니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뜻입니다.

 

"공급부족 때문에 전세가가 치솟는다"고 비판했던 언론들은 언제 그랬냐는듯 이제는 다른 논조의 분석기사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금의 전세가 하락의 근본원인이 무엇인지는 세월이 좀 더 지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재를 조망할 수 있을때 가능할 것입니다. 

 

이전 정부에서 아파트가 부족했던건 사실입니다.

 

저금리로 인해 현금은 풍부해졌는데 마땅한 투자처가 없으니 아파트로 현금이 몰렸습니다.

 

2016년에 <부산에 거주하는 사람이 현금 3억을 들고 올라와서 2~3일만에 경기지역의 아파트 8채를 계약하고 돌아가는 것>을 직접 본 적이 있습니다.

 

일단, 계약금만 걸어놓고 잔금은 전세금으로 충당하는 이른바 '갭투자'였는데, 이 사람은 새아파트가 없다며 당시 정부의 공급억제정책을 피를 토하며 비판했던 기억이 납니다.

 

투자는 해야겠는데 그 소재가 없으니, 당연히 화가 났을법도 합니다. 그 사람은 매우 특수한 경우지만, 부동산에 조금이라도 눈이 밝은 사람이라면 ‘갭투자’를 입에 달고 다니던 시절이었습니다.

 

시절이 바뀌었고, 고금리 때문에 임차인들은 이제 더이상 갭투자의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원하던 물량이 드디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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